아이들 과학체험교육, 엄마들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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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학부모 과학지원단 유적탐방 도우미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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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가 철사에 잘 안 끼워져요.” “그러면 이렇게 양쪽 바퀴를 잡고 동시에 끼워 봐.”

지난달 29일 울진군 울진읍 울진과학체험관 1층 디스커버리룸. 기성초교 4~6학년생 24명이 고무줄의 탄성으로 프로펠러를 돌려서 가는 ‘풍력 스포츠카’를 만들었다. 아이들은 나무와 철사, 고무 등으로 ‘풍력 스포츠카’를 조립하는 데 열중했다. 나무 바퀴와 고무 밴드 등이 “잘 안 들어간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끙끙대는 아이들에게 엄마들이 다가갔다. 조립 방법을 하나하나 가르쳐주고 원리도 설명했다. 아이들이 ‘풍력 스포츠카’를 다 만들자 테이블 위에서 스포츠카 경주가 이어졌다. 똑바로 제대로 가는 것도 있고, 비틀거리듯 옆으로 빠지는 것도 있다.

“양쪽 바퀴가 비뚤어져서 그래. 다시 반듯하게 끼워 봐.”

제대로 가지 못하는 스포츠카는 엄마들이 원인을 진단해 수리까지 해가며 경주가 진행됐다. ‘울진학부모 과학지원단’에 속한 엄마들이다. 이날 5명의 학부모가 강사와 함께 아이들의 ‘출발, 풍력 스포츠카’ 과학체험학습을 이끌었다. 이들은 지난 1월 울진교육지원청 발명교실에서 학생들의 과학체험활동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연수를 받았다. 연수를 받은 26명 중 16명이 ‘울진학부모과학지원단’을 만들었다.

울진군이 지난 7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지역 문화유적 탐방 프로그램’ 중 울진과학체험관 탐방을 신청하면 이들 학부모들이 과학체험학습 도우미로 나선다.

지역 문화유적 탐방 프로그램은 각 학교가 봉평신라비·망양정·민물고기생태체험관 등 탐방 코스를 잡아 신청하면 울진군이 버스와 문화관광해설사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날 기성초교는 봉평신라비전시관에 이어 울진과학체험관을 들렀다.

지역 문화유적 탐방은 지금까지 7차례 진행됐으며 울진과학체험관에서의 학습은 4차례 이뤄졌다. 그동안 과학지원단 학부모들은 기성초교 외에도 울진초교·후포동부초교생 등에게 ‘다빈치 헬리콥터’ ‘자기부상열차’ 등의 과학체험학습을 지도했다.

기성초교 김태현(6학년)군은 “학교에서 쉽게 만들 수 없었던 풍력 자동차 등 여러 공작물을 엄마들이 도와줘서 만들어 보니 과학에 대해 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며, 어렵지 않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울진은 인구 5만2000여명의 농어촌지역이다. 이들 학부모는 도시에 비해 과학체험학습 기회가 적은 지역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과학지원단을 구성했다.

앞으로 1주일이나 2주일에 한 번 정도 모여 본격적으로 과학 공부도 하고, 울진교육지원청이 운영하는 학부모 발명교실 도우미로도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명임씨(43·울진읍 고성리)는 “엄마들이 나서면 아이들이 한 번이라도 더 과학체험 기회를 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학부모 과학지원단에 참가했다”며 “엄마들이 열심히 공부해 과학체험학습을 활발하게 이끌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울진교육지원청도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성원 장학사(40)는 “이들 학부모의 열정으로 지역의 과학교육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될 것”이라며 “과학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등 학부모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 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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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학부모과학지원단 엄마들이 지난달 29일 울진과학체험관에서 기성초교 어린이들의 ‘출발 풍력 스포츠카’ 체험학습을 지도하고 있다. | 울진교육지원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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