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의회, 무소속에겐 국물도 없다.
상임위원장 자리 독식, 3명의 초선이 6자리 나눠먹기식
울진군의회가 무소속에 대한 정치적 배려 없이 국민의 힘 일당 독주 체제에 빠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의장과 부의장 자리는 물론 상임위원장과 간사 자리까지 다선의 무소속 의원들을 배제한 채 국민의 힘 초선 의원들에게 ‘돌려먹기 식’ 배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의 힘 소속 손병복 군수의 ‘화합’ 정치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데다 특히 박형수 지역구 국회의원이 대변인으로 있는 국민의 힘 국회가 다수당인 민주당을 향해 법사위 등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지 말라며 요구하는 논리와도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한 마디로 협치를 위해 국회에서는 다수당인 민주당에게 국민의 힘에게도 자리를 나누어 달라고 요구하면서 울진군의회에서는 무소속에게 한 자리도 나눠주지 않고 혼자서 독식하고 있는 것.
울진군의회 의원 수는 모두 8명. 지역구 7명에다 비례대표 1명이다.
이중 국민의 힘이 5명, 무소속이 3명이다.
국민의 힘은 임승필(울진), 김정희(후포) 의원이 2선 의원이고, 임동인(북면), 황현철(평해), 김복남(비례대표) 의원은 이번에 처음 입성한 초선 의원들이다.
이에 반해 무소속은 박영길(울진) 의원만 초선일뿐, 안순자(온정), 장유덕(북면) 의원은 모두 3선이다.
울진군의회는 최근 임승필 의원과 김정희 의원을 각각 의장과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의장은 의정 활동비와 별개로 월 210만원, 부의장은 월 105만원을 업무추진비로 받는다. 또 의장단은 공식행사에 승용차와 수행직원을 지원받는다.
의원들의 연봉은 3천210만원이다.
월정 수당이 157만5천원, 월 의정활동비가 110만원이다.
그런데 문제는 상임위원장 선출.
최근 울진군의회는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격인 간사 자리 6개를 모두 국민의 힘 초선들로 나누어 가졌다. 초선 3명이서 위원장과 간사 자리를 돌려가면서 맡은 것.
단, 한 석도 무소속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김복남 의원은 예산결산위원회 위원장과 원전관련특별위원회 간사를, 황현철 의원은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예산결산위원회 간사를, 임동인 의원은 원전관련특별위원회 위원장과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무소속인 3선의 안순자, 장유덕 의원과 초선인 박영길 의원은 하나도 맡지 못했다.
이를 두고 한 퇴직 공직자는 “울진군의회가 좀 지나쳤다. 의정 경험이 전혀 없는 초선들에게 위원장과 간사 자리를 모두 맡기는 것은 다수당의 횡포로 볼 여지가 크다. 특히 노란자위인 예산결산위원장에 비례대표가 맡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 원활한 의정활동을 위해 전반기에는 상임위원장 자리 몇 개는 무소속에게도 배려하고, 초선들은 간사를 맡아 의정 경험을 쌓게 한 후 후반기부터 위원장 자리를 맡겼으면 모양새가 좋을 뻔 했다”고 했다.
한 주민도 “집행부를 견제하는 의회가 무슨 초선들의 정치 연습장이냐? 상임위 운영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위원장이 무슨 일을 하겠느냐? 결국 직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그 직원들의 인사권은 집행부의 수장인 군수가 쥐고 있는 만큼 그들이 집행부 군수에게 불리한 조언을 현실적으로 할 수 있겠느냐” 고 있다.
이 주민은 또 “국민의 힘이 국회에서는 ‘수는 적지만 협치 차원에서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누어 달라고 요구하면서 울진에서는 자신들이 수가 많으니 멋대로 하겠다’는 식인데, 울진군의회는 상생의 의미를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무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도 결속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3선의 안순자 의원이 부의장 선거에 출마했는데, 안 의원이 받은 표는 2표에 불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무소속 의원 중 1명이 이탈, 국민의 힘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한 주민은 “다수당인 국민의 힘 입장에서는 결속력이 없는 무소속이 우습게 보이지 않았겠느냐?”면서 “생활정치를 하는 기초의회의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국민의 힘도 무소속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고, 무소속 역시 결속해 다수당의 부당한 횡포에는 맞서는 결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남상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