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울진은 죽이고, 영덕은 살리고’
울진과 영덕 양 지역의 가로수 정책을 두고 군민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태풍 내습으로 인해 쓰러진 가로수를 울진군은 주민 안전을 이유로 신속하게 베어 낸 반면 영덕지역은 교통에 크게 방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주대로 고정하는 등 서로 상반된 정책을 펼쳤다는 것.
지난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양 지자체에는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그중에서도 백일홍 등 주요 도로가에 심어놓은 가로수들이 적잖게 쓰러졌는데, 이에 대한 양 지역의조치가 판이하게 달랐다는 것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울진지역은 쓰러진 나무들을 대거 베어 버린 반면 영덕은 지주대로 고정시키는 등 살리는 작업을 했다.
울진의 한 주민은 “울진 평해읍 평해리에서 오곡리까지 이어지는 도로 양쪽에 심어진 나무들이 태풍의 영향으로 쓰러지자 울진은 교통에 지장을 초래한다며 수십 그루의 나무를 베어냈는데 사실은 교통에 방해될만큼 완전히 쓰러진 게 아니라 상당수가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것들”이라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당시 베어낸 사진과 동영상을 본지에 보내왔다.
이 주민은 또 “이와 반대로 영덕은 병곡면에서 영덕읍까지 7번 국도 주변에 쓰러진 백일홍수백 그루를 인력을 동원해 지주대로 고정하는 등 살리는 작업을 펼쳤었다”며 역시 사진을 보내왔다.
이 주민은 “양 지역의 행정 철학과 가치가 서로 다른 만큼 어느 쪽이 잘했다 또는 잘못했다라고 획일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나무가 기울어졌다고 해서 무조건 베어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또 “나무 한 그루를 키우는데 얼마만큼의 시간과 예산, 그리고 행정력이 투입됐는가를 생각해 보면 개인적으로는 죽이는 것보다 살리는 것이 낫다고 본다”면서 “이것이 영덕과 울진의 가치 차이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다른 한 주민은 “태풍 등으로 인해 가로수가 쓰러져 주민들의 교통에 방해가 된다면 이를 제거하는 게 나쁘다고만 보기 어렵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주민 편의를 먼저 생각하는 친절 행정 아니냐”며 반론을 제기했다.
한편 울진군은 시가지 도로 주변 주차공간 확보 등을 이유로 수령이 20년이나 된 벚나무를 대거 베내는가 하면 안전을 이유로 10여년 전 국도 교차로에 심어놓은 100여그루의 소나무를 골프장 등지로 옮겨 심어 ‘업자 배 불리기’ 논란을 빚었었다.
울진닷컴 취재팀
(영덕-지주대로 고정된 백일홍)
(울진-베어진 백일홍)
(울진-베어진 백일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