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불고 권영호 회장의 식지 않는 애향심
인터불고 그룹 권영호 명예회장의 고향 사랑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권 회장이 1986년 고향 울진에 설립한 (재)동영장학재단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장학금으로 1억1천만원을 승인했다.
이는 지난해 1억원보다 10% 증액된 금액이다.
동영재단의 후원사인 인터불고 그룹은 스페인 라스팔마스를 기점으로 한 원양어업을 통해 해외에서 수산업, 무역, 호텔, 골프장 등의 기업을 일구었으며, 국내에서도 대구 파크호텔, 대구 인터불고 호텔, 대구 엑스코호텔, 안산 인터불고 호텔, 원주 인터불고 호텔, 부산 냉장 인터불고, 인터불고 건설, 인터불고 경산골프장 등 10여개가 넘는 계열사를 둔 다국적 기업이었다.
하지만 국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기업환경으로 몇 년 사이 계열사를 대거 매각한 상황에서 후학육성을 위해 올 해 동영재단의 장학금을 증액시켜 주목을 받고 있다.
동영재단은 38년 동안 국내외 1만 5천여명에게 모두 100억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이 중 울진 출신 장학생만도 3천명이 넘는다.
또 하나 동영재단에 눈길이 쏠리는 것은 운영방식이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이 거액의 출연금을 내놓고 그 이자로 운영하는 일반적인 장학재단과 달리 동영재단은 각 계열사마다 일정액을 정해 놓고 매달 기부금을 내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울진군청 앞 3층 건물을 임대, 발생하는 월세도 장학금으로 보탠다.
그리고 성적우수자와 저소득계층 자녀 중심으로 해오던 기존 선발 방식에 최근 대거 변화를 준 것도 주목을 받는 대목이다.
선발 인원의 50%는 학년별로 나눠 성적만으로 뽑고, 또 30%는 기초생활 수급자, 장애우, 3자녀 대학생을 둔 가정, 뒤늦게 대학에 진학한 만학도 등 가정형편 등을 고려한다. 그리고 10%는 예체능 분야, 나머지 10%는 서울대, 연·고대, 카이스트, 포스텍(포항공대)에 재학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등 선발 자체를 다변화 시켰다.
실제로 2015년에는 56세 가정주부를, 그리고 지난 해에는 48세의 늦깎이 학생과 조손가정에서 어렵게 자란 전문대생을 발굴해 도움을 주기도 했다.
1기생 출신인 황이주 이사장은 “어려운 기업 여건에도 불구하고 ‘장학금을 10% 상향 지원하라’고 회장님께서 스페인에서 직접 전화를 주셨다”면서 “회장님의 장학재단 설립 취지를 잘 아는 만큼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힘이 되는 장학재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