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양봉농가에서 벌 300만마리 죽어
모 기관 항공방제농약 유입 의심
울진지역의 한 양봉농가에서 수십만 마리가 벌들이 집단 폐사가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울진 평해에서 양봉업을 하고 있는 김만갑(44) 씨는 지난 7월부터 자신이 키우고 있는 벌들이 집단폐사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제보를 해 왔다.
김 씨에 따르면 처음에는 벌통마다 매일 수백에서 수천 마리씩 죽어 나가더니 한두 달 사이에 벌들이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다는 것.
김 씨가 키우고 있는 벌은 모두 200통인데 이 중 150통이 전멸을 했다고 한다. 1통에 들어 있는 벌이 약 2만 마리로 추정하면 줄잡아도 300만 마리가 죽은 셈이다.
나머지 50통도 벌들의 생육상태가 좋지 않다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김 씨가 입은 피해액만도 3천만 원이 넘는다.
김 씨는
“양봉업을 수년 동안 하면서 지금까지 벌 한마리 한마리 애지중지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면서 “이런 상상도 못한 일이 발생하니 어처구니가 없고 허탈하다”고 하소연했다.
김 씨는 집단폐사의 원인을 농장 인근에 있는 농경지에 뿌려진 농약으로 꼽고 있다.
보통 벌들이 조금씩 죽는 바이러스병과는 다른 양상이어서 농장 인근 농경지에 뿌리진 농약에 의해 벌들이 중독이 된 게 아닌가 의심을 하고 있는 것.
김 씨는 “시료를 채취해 전문기관에 중독물질(농약) 검사를 의뢰를 해보기도 했는데, 결과가 예상대로 농약 성분인 클로티아니딘이 검출됐다.”면서 “지역의 모 기관이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수차례에 걸쳐 무인헬기를 동원한 농경지 항공방제 살포가 있었고, 이들 지역과 벌통 간의 가장 가까운 직선거리는 불과 수 m에 불과 했다”며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김 씨는 “양봉 농사는 사실상 망쳤는데, 이러한 피해를 봤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조언해줄 수 있는 기관이 없어 아쉽다”면서 하소연 했다.
남상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