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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의 2% 부족함은 심서(心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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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의 2% 부족함은 심서(心書)로

대부분의 집안 서재 한 곳에 알기 쉽게 풀이한 “목민심서”한 권을 소장하고 있고, 혹자들은 “공무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 필독서다” 해서 청렴의 교과서로 알려지고 있다.

ec9ab8eca784ec868cebb0a9ec849c_ec98a8eca095119ec9588eca084ec84bced84b0ec9ea5_eca780ebb0a9ec868cebb0a9ec9c84_ec9ca0ebb391ec9dbc.jpg 내친김에 작년 여름휴가를 식솔과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 강진 만덕산 기슭에 있는 <다산초당>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실학의 집대성, 최초 천주교를 믿다가 가족이 풍비박산, 18년간 유배지에서 쓴 500여권의 저서, 그 집필의 산실을 여행한다는 것은 오랜 숙제이기도 했다.

다만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율기(律己, 자기 자신을 다스림)편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특히 <목민심서>에는 “청렴할 렴(廉)자가 많이 인용되는데, 21C 공무원을 걱정하는 다산 정신의 핵심키워드가 이미 이때 예견된 것이 아닐까 실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다산은 공복의 덕목은 청렴이고, 모든 선의 원천, 덕의 기본이라고 강론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부패 비리와 관련해서는 공직문화를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 과거 압축 성장에서 오는 부산물이라 애써 자위하지만 이젠 그 부산물을 더 이상 바다로 흘러 보내는 공직문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한편 국제투명성기구가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국가의 부패인식지수(CPI) 1점이 올라가면 국내총생산(GDP)은 0.5%, 평균소득은 4%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이 지표의 시사점은 눈 여겨 볼 대목이다. 필자는 소방공무원이다. 언제부턴가 “클린 소방, 클린 경북!”이라는 영어와 한글의 조합, 이 구호가 눈에 거슬렸다. 깨끗하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비리의 고리를 끊어야한다는 비장감일까, 아무튼 이 뜬금없는 언어는 사족에 불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제 괄목할 만큼 소방 환경도 달라졌다. 각종 민원이 소방관청 중심에서 민간주도형으로 이관되고 실제 예방, 관리하는 방향으로 많이 탈바꿈했다. 다만 민원인의 눈높이에서 보면 2%가 부족하다. 이 부족함은 다산 선생께서 심서(心書)한 마음으로 애민했을 민원인 섬김 문화다.

부패는 한 잔의 커피부터 시작 된다. 이 작은 불씨가 발화하지 못하도록 우리 스스로 발화열원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이번 여름, 다산초당에서의 여행은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섬김 문화, 곧 청렴이 국가 경쟁력의 원동력임을 알게 해준 시간이었다.

온정119안전센터장 지방소방경 유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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