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 중 엔진정지의 생활화
주유 중 엔진정지의 생활화
연일 치솟는 유가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만 가는 요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는유가에 당당히 맞서는 아주 손쉬운 방법이 있다. 바로 “주유 중 엔진정지”이다.
소방방재청은 지난 2006년 주유중 엔진정지 가동에 따른 폭발 등 각종 위험성과 공회전에 따른 환경오염, 기름낭비 등을 줄이기 위해 “주유중 엔진정지” 제도를 골자로 한 위험물안전관리법을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를 위반할 경우 횟수에 따라 1차 50만원, 2차 100만원, 3차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러한 법적인 제재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절약과 화재, 폭발 등의 사고 방지를 위해 도입된 “주유 중 엔진정지”가 운전자들의 인식부족으로 유명무실화 되고 있다.
주유소에서는 주유전 시동을 꺼달라고 안내를 했었지만, 손님과 시비가 발생할 우려가 높고 타 주유소를 이용할까봐 이마저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주유 중 엔진정지”는 크게 세가지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 에너지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주유 중 증발되는 휘발유는 리터당 0.74g이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계산했을 때 한해 638만 리터, 약 100억이 넘는 금액이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빠져나가는 셈이다.
둘째, 화재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주유소에서 발생하는 화재의 약 40%가 정전기 또는 전기스파크에 의한 사고이다. 주유 중 엔진을 끄지 않을 경우 엔진 스파크에 의해 주변에 체류 중인 휘발유 유증기에 착화하여 폭발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주유중인 승합차가 출발하다 주유기가 이탈되면서 기름누출과 전기스파크가 발생하여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중형자동차의 경우 1초에 0.5~0.6g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차의 수가 약 1800만대임을 감안할 때 주유 중 대기에 뿜어져 나가는 배기가스는 엄청난 양이 될 것이다.
화재의 위험성을 낮추고 에너지 낭비를 막으며 환경오염까지 줄일 수 있는 1석 3조의 “주유 중 엔진정지”가 운전자의 안전의식과 주유소 관계자의 무관심으로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 안타까울 뿐이다.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 시행이 익숙해져 일상이 된 것처럼, “주유 중 엔진정지”도 습관이 되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오히려 어색한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길 바란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실현! 운전자들의 인식 전환으로 “주유 중 엔진정지”의 생활화를 기대해 본다.
- 울진소방서 방호구조과장 마호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