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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아인슈타인 프로젝트 독자투고

주언태 0 25621 0 0
 

2012년 아인슈타인 프로젝트 독자투고

멘토 김지윤



 저 멀리 보이는 반짝이는 동해 바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 그 사이로 뛰어 다니는 어린 아이들의 웃음 소리, 그리고 어느새 해가 지면 까만 도화지에 촘촘히 별사탕을 박아 놓은 것처럼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들까지.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이 모든 풍경이 지금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는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부구리의 모습이다. 정말 꿈만 같은 이 무릉도원이 나에게 허락되었던 이번 한 달은 바로 한수원의 아인슈타인 프로젝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 프로젝트는 국내의 최우수 10개 대학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류, 면접 등의 심사 과정을 거쳐 40여 명의 멘토를 선발하고, 이들이 각각 고리, 영광, 울진, 월성의 원전 인근의 학교들에서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멘티들을 대상으로 진로 상담 및 학습 멘토링 등을 한 달 여의 시간 동안 진행하는 한수원의 지역사회 나눔 프로젝트이다. 원전 주변 지역의 어려운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학생들에게 좀 더 우수한 교육을 제공해 주고 싶었던 한수원의 주요 복지사업 중 하나이다. 또한 멘토로 참여하는 대학생들에게도 멘토링 기간 내내 숙식의 제공, 여가 활동 등을 지원해 주며 소정의 장학금도 전달이 되어 멘토와 멘티 모두가 혜택받는 장학사업이다.



  최종 면접에서 선발되어 내가 멘토로써 배치받은 곳은 울진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 있는 부구중학교였다. 멋있는 소나무들 사이에 자리 잡은 부구중학교,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교실에 들어가던 그 첫걸음엔 설렘 반, 두려움 반이 자리하고 있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나와 함께 할 아이들을 본다는 설렘과, 그리고 혹시 아이들이 날, 혹은 이 멘토링 자체에 흥미가 없거나 좋아하지 않으면 어떡해야 할 지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물론 교실을 들어가는 순간, 이런 나의 걱정은 금방 사라졌다. 아이들은 만면에 웃음을 띠고 나를 반겨주었고, 그렇게 우리의 한 달은 시작되었다.


  내가 맡은 일은 기본적으로는 중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일이었다. 사실 교육적으로 열악한 지역의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생각에 아이들의 수준이나 공부에 대한 열의가 낮진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었다. 완벽한 기우였다. 아이들은 공부를 할 준비와 자세가 충분히 되어 있었고, 나름대로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학업수준도 좋은 편이었다. 한 달 여의 시간동안 아이들은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었고, 그만큼 많은 것을 배워 갔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어를 가르치는 일 외에도 나는 아이들에게 좀 더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려고 노력했다. 아직 중학생인지라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그 아이들의 꿈에 희망을 주고, 그 꿈이 좀 더 현실적인 꿈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서 우선 흥미, 적성 검사 등을 통해 자신이 어떤 분야에 흥미가 있고, 어떤 직업이 적성에 맞는지를 알아볼 수 있게 도와주었고, 자기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 보는 시간도 가지려고 노력했다. 나아가서, 아이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공부 방법을 찾고, 스터디 플래너를 작성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번 아인슈타인 프로젝트 멘토링 활동은 멘토였던 나에게도 많은 경험과 인연을 남겼고, 그 시간들 속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함께 온 멘토들과 멘토링 뿐 만 아니라 서로의 관심사와 삶에 대해 공유하며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또한 많은 것을 서로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사실 이 멘토링 활동을 하기 전 까지는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한수원과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특별히 허락을 해 주셨던 발전소 견학 등의 체험 활동을 통해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2012년 1월에 진행된 한수원의 아인슈타인 프로젝트는 올해로 벌써 4회 째라고 한다. 그동안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왜 몰랐었는지, 왜 이제야 참여할 수 있게 되었는지 아쉬움이 컸다. 좋은 목적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시행되는 활동이니 만큼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 아인슈타인 프로젝트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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